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 상황에 대해 “침체가 아니다”라고 밝힌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달나라에 사시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 등 1심 선고가 예정된 ‘운명의 11월’을 앞두고 이 대표는 진영을 넘나들며 외연을 확장하면서도 경제에서는 ‘먹사니즘’을 앞세워 선명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부자 감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강력 추진하더니 재정을 파탄 내놓고 국민청약저축·국민주택채권기금·지방교부세·외평기금 이런 것을 갖다 쓴다고 한다”며 “정부가 국회 예산심의권도 무시하고 국민 세금을 마음대로 운영하고 정작 힘든 서민과 지방에 부담을 전가하는 이런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위기가 아니라고 했다. 부총리는 어디 사시나, 혹시 달나라 사시느냐”면서 “정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모두가 IMF 때보다 훨씬 더 힘들다고 호소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와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다.
이 대표는 이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만나서도 “서민 경제가 살아야 나라 경제도 튼튼해지는데 이에 대한 정부 정책이 없을 뿐 아니라 관심 자체가 없다”면서 “민생회복지원금도 왜 이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를 대표적 ‘먹사니즘’ 정책으로 내걸고 있다.
외연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달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이날 오찬을 하며 보수·중도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특히 이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2차 대표 회담 개최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중도·보수 인사들을 만나고 대표 회담을 촉구한 배경에는 다음 달 예정된 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심이지만 유죄 선고 시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어 미리 당 내외 기반을 다지며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이날 “나라가 걱정”이라며 “이 대표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표 회담이 성사되면 단말기유통법 폐지와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지구당 부활 등을 논의하기로 해 민생과 정치를 챙기는 모습도 부각시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