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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의심' 사고로 손자 잃은 할머니…'죄 없다' 결론, 이유는

2022년 12월 차량 사고로 손자 사망해 운전자 할머니 입건

경찰 재수사에서도 '혐의없음'…검찰 '송치요구 불요' 결정

2022년 12월 강원도 강릉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때문에 형사 입건된 70대 여성 A씨가 2023년 3월 20일 첫 조사를 마치고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경찰서를 떠나고 있다. 강릉 = 연합뉴스




2022년 12월 강원도 강릉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손자 이도현(사망 당시 12세)군을 잃고 형사 입건된 할머니가 경찰의 거듭된 수사 끝에 형사 책임에서 벗어나게 됐다.

30일 유족 및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춘천지검 강릉지청은 당시 차량 운전자인 70대 여성 A씨에 대해 '송치요구 불요' 결정을 내리고 관련 서류를 수사를 담당했던 강릉경찰서로 보냈다. 송치요구 불요는 불송치 결정을 했던 경찰이 검찰의 요청에 따라 사건을 재수사하고 '혐의가 없다'는 결과를 검찰에 보냈을 경우 검찰도 기소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사건 처리를 끝내는 결정이다. A씨는 당시 사고 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불의의 사고로 손자를 잃은 할머니가 형사 입건까지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전국에서 A씨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가 수사기관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고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조사를 통해 '차량의 기계적 결함은 없고,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고 원인으로 차량 결함보다는 운전자 과실의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조사 결과로는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2023년 10월 A씨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검찰은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도현이 가족 측과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 간 손해배상 소송에서 제출된 자료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결국 경찰은 9개월에 걸친 재수사 끝에 앞선 수사와 마찬가지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급발진 의심 사고 형사사건에서 경찰이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유족은 차량 제조사인 KGM(옛 쌍용차)을 상대로 7억 6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으며, 재판부는 오는 12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한 뒤 내년 2월께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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