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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대선 앞두고 '본토 공격역량' 과시…러 파병 시선 분산도

정상각도 피하며 수위 조절 나서

한미,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 대응

정부, 15개 품목 대북 수출금지

북한이 동해상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31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상공에서 고공정찰기 U-2S가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사거리 1만 5000㎞ 이상으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8형’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미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본토 공격 역량을 과시해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북한이 도발을 감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 등에 따르면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돼 약 1000㎞를 비행한 이번 ICBM은 비행시간(86분)과 최고 고도(7000㎞ 이상)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전에 발사된 ICBM보다 사거리가 더 길어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정상 각도로 발사된다면 미국 서부의 로스앤젤레스(LA)는 물론 동부의 워싱턴DC와 뉴욕까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형 고체 추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에 북한이 공개한 12축짜리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은 추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 도발로 러시아 파병에 쏠린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미국 때문’으로 분산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발사를 두고 “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해온 적에 대한 대응 의지를 알리는 적절한 군사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최대 사거리를 내며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정상 각도(30~45도) 대신 고각으로 발사해 수위를 조절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한미 양국 군은 이날 서해와 중부 내륙 공역에서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한국 공군의 F-35A, F-15K 등과 주한·주일 미군의 F-35B, F-16 등 총 110여 대의 한미 공중전력이 참가했다. 합참은 북한의 이동식발사대(TEL)를 모사한 표적을 F-15K가 공격해 폭파하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외교부는 북한의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들을 감시 대상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고체추진제와 동체, 연소관, 구동장치 등 15개 품목으로 미사일 개발과 생산 전반에 필요하지만 북한이 직접 만들기 어려운 제품들이다. 이들 물품은 제3국을 우회한 북한으로의 수출이 금지된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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