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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보낸 ‘김정은’, 진정 원하는 건 ‘수호이(Su)’ 전투기…北 공군 현대화[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김정은, 4.5세대 Su-35 도입 강력 ‘희망’

우리 군 제공권 장악에 ‘타격’ 줄 수 있어

방공체계 ‘S-400 미사일포대’ 위협 존재

지난 2023년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시의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방문해 수호이(Su)-35 다목적 전투기 등 조립 공정을 지켜보고 Su-35 시험 비행도 참관했다. 연합뉴스




지난 2023년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찾은 주요 시설 가운데 외신들이 주목한 곳이 있다. 바로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Su-35, Su-57 전투기와 신형 여객기 수호이 슈퍼젯(SJ)-100의 최종 조립 공정을 지켜봤다. Su-35의 시험 비행도 참관했다.

특히 다목적 초음속 전투기 수호이(Su)-35에 직접 올라탔을 때는 매우 유심히 들여다보며 높은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Su-35는 러시아의 옛 주력기인 Su-27을 개량한 전투기다. Su-27의 레이더, 항전 장비, 엔진 등을 전면 교체해 만든 최신의 전투기다. 기존 4세대 전투기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사이인 4.5세대 전투기로 2014년부터 러시아군에 본격 도입됐다.

당시 김 위원장이 유독 관심을 보이면서 북·러 관계 개선을 통해 러시아의 최신의 전투기를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은 현재 6·25전쟁 때 사용된 미그(MiG)-15, 미그-17 등 1950∼1960년대 사용된 전투기가 다수다. 북한 공군의 최신 전투기로는 4세대 미그-29가 있지만, 1985년 실전 배치된 Su-27와 연식이 비슷한 노후화된 전투기다.

그 만큼 북한으로서는 공군력 강화가 절실하다. 게다가 한·미 연합 공군력 대비 절대적으로 열쇠인 상태다. 김 위원장이 전투기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생산 공정을 꼼꼼히 살피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김 위원장의 원하는 것처럼 러시아가 북한에 전투기 지원을 해줄지 외신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에서 러시아 공군 곡예 비행단 ‘러시안 나이츠’ 소속 수호이 Su-35S 전투기들이 곡예 비행을 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신형 Su-35를 제공할 경우 한국 공군의 압도적 제공권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북한을 방문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초정밀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해 김 위원장이 강하게 바라는 최신의 전투기 수호이(Su)-35 지원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1만 명이 넘는 군인을 파병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마지막 퍼즐’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이전을 비롯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위한 전략핵잠수함(SSBN) 건조 기술 등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진정 원하는 것은 러시아의 최신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35 인수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현지매체 키이우포스트는 북한은 이번 파병에 대한 ‘보상’으로 러시아로부터 Su-35 전투기를 20대에서 30여대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공군 현대화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Su-35를 사들이는 데 1대당 5000만 달러(약 693억 원) 수준으로, 30대를 구매하려면 20억 달러(2조 7695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북한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총알받이’ 성격의 북한군 파병을 통해 최신 전투기와 교환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군사전문매체 불가리안밀리터리는 지난 9월 북한이 전투기 조종사를 러시아로 파견한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조종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북한의 정예 부대 조종사들이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물론 북한은 조종사 파견 대가로 북한의 공군을 현대화하기 위한 신기술을 러시아에서 받아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란, 최대 72대 ‘Su-35’ 생산 권리 얻어


​키이우포스트는 또 러시아가 이란에게 자국 전투기 생산허가(라이선스)를 내줬다며 “이란과 북한이 러시아에 전쟁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러시아가 그들에게 지불한 한 가지가 Su-35 전투기였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언급하며 북한의 Su-35 전투기 도입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 등으로부터) 드론과 탄약, 미사일 등을 지원 받으면서 그 대가로 현금 혹은 금, 기술, 군사기술, 특히 현대화 최신 무기를 제공해 왔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러시아가 이란에 수호이 전투기 생산 라이선스를 준 것도 이런 거래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러시아로부터 ‘Su-30’과 Su-35의 생산허가(라이선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텔레그램 채널 '메주자'(Mezuzah)에 따르면 이란은 최대 72대의 Su-35를 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Su-30 생산 대수에 관한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Su-30은 2인승 장거리 다목적 전투기로, 공대공 차단 및 전천후 전투 임무를 포함한 다양한 전투 임무에 적합하다. Su-35는 Su-30을 개량한 기종이다. 더 강력한 엔진과 업그레이드된 전자 대응 시스템, 첨단 항공장비 탑재, 복수 목표물을 장거리에서 탐지·획득·추적할 수 있는 기동성 등의 뛰어난 강점을 가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시의 유리 가가린 공장에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약 김 위원장이 바라는 것처럼 러시아가 Su-35를 북한에 지원할 경우 북한 공군은 단기간 내 전력이 급상승할 수 있다. 신형 전투기인 Su-35를 북한이 도입한다면, 절대적 우세를 갖고 있는 우리 군의 제공권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있다.

Su-35는 기존 4세대 전투기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사이인 4.5세대 전투기다. 최고 속도는 마하 2.35(시속 2500㎞), 항속거리는 3600㎞, 전투반경 1600㎞로 알려졌다. 고속·고고도 비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2015년에 24대(약 24억 달러) 구매해 첫 외국 구매자가 됐다. 올해 3월 이란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가성비’가 좋다고 알려져 인도네시아와 이집트가 도입하려 했으나 계약이 이행되지 않았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Su-57은 러시아가 미국 공군 F-22 랩터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기종이다. 지난 2020년 12월 실전 배치됐다. Su-57은 레이더에 거의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췄고 다양한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마하 2.0(시속 2130㎞), 항속거리는 3500㎞에 달한다. Su-35와 마찬가지로 승무원은 1명만 탑승할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2인승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또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의 스텔스기 방공체계인 ‘S-400 미사일포대’까지 받아낼 경우 우리 군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공군력은 한미가 보유한 F-35A 같은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요격할 능력이 없는 상황으로 이를 러시아의 S-400 도입으로 해결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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