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미국 대통령·주지사·의회 선거가 동시에 열린다. 대선 판세가 초박빙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한달 간 금융시장은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베팅하는 ‘트럼프 트레이드’를 보이고 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공화당이 대통령과 상·하원을 싹쓸이하는 ‘레드 스위프’가 현실화할지 여부다. 레드 스위프는 공화당 당색인 ‘레드(red)’와 ‘쓸다(sweep)’를 합친 합성어다. 정반대로 민주당 당색인 ‘블루(blue)’를 결합해 만든 ‘블루 스위프’가 있다.
미국 상원은 총 6년 임기로 2년마다 의석 3분의 1을 교체한다. 현재 민주당이 전체 100석 중 51석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역구 각각 22곳, 12곳에서 선거가 실시되는데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이 과반을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 하원은 2년마다 435석 전원을 새로 선출한다. 현재 220석인 공화당의 다수당 유지가 유력하다. 최근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OE)는 이번 선거와 관련한 4개 시나리오 중 레드 스위프 확률 45%, 블루 스위프 확률은 10%로 예측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하원을 양분할 확률은 40%였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트럼프가 고율의 관세정책을 펼 경우 무역전쟁 발발로 내년과 내후년 세계 경제 규모가 각각 0.8%, 1.3%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레드 스위프가 일어난다면 트럼프 정책에 대한 브레이크가 사라지면서 전 세계 무역·금융·안보 등 전방위적 불확실성이 더 커지게 된다. 트럼프가 낙선하더라도 공화당이 상·하원 동시 장악에 성공한다면 연방정부 셧다운을 볼모로 삼아 증세와 지출 확대 등 해리스의 정책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이 상·하원을 각각 나눠갖는 ‘의회 분열’이 발생할 경우에도 미국 정치의 혼란과 대립이 계속될 것이다. 해리스 역시 트럼프보다 강도는 낮지만 첨단 기술 통제 등 ‘미국 우선주의’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이 끝나더라도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대응 전략을 가다듬고 정교하게 총력 외교전을 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