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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이어 해리스도…트럼프에 막힌 '유리천장'

美 첫 여성 대통령 기대 컸지만

여성·유색인종 지지층 결집 실패

7개주 여성 지지율 53.5% 불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 랜싱에 위치한 미시간주립대 제니슨 필드 하우스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첫 번째 유색 여성 대통령 탄생을 기대하게 했던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백악관 도전은 결국 실패했다. 해리스의 막판 선전으로 미국 최고(最高)의 유리 천장이 깨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으나 흑인과 아랍·무슬림계 유권자 등 ‘집토끼’ 결집에 실패하며 허무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7월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논란으로 재선 도전을 포기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로 깜짝 등판했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의 딸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 겸 검찰총장, 연방 상원의원, 부통령 등 승승장구의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의 대권 도전은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아시아계 대통령, 두 번째 흑인 대통령이라는 미국 헌정사의 새 기록을 향한 도전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등판 이후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로 침체된 민주당 분위기를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백인 남성 기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유색인종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워 대선 판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등판 초반 ‘허니문’ 기간이 끝난 9월 중후반부터 상승세가 주춤했다.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계속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도 잇따라 나왔다.

여성들의 지지율도 예상보다 낮았다. 5일(현지 시간) 투표가 종료된 후 실시된 에디슨리서치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국 유권자 중 남성의 54%는 트럼프를, 여성의 54%는 해리스를 지지했다. 그러나 7개 개별 경합주의 성별 지지율은 다소 달랐다. 7개 경합주 남성 유권자의 트럼프 지지율은 평균 55.3%로 전국 평균치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았지만 여성 유권자의 해리스 지지율은 53.5%로 오히려 낮았다. 앞서 여론조사에서는 낙태권 이슈에 힘입어 해리스가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여성층까지 끌어올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지만 성별 격차는 2020년 바이든과 트럼프의 승부와 비슷했다.

특히 해리스는 대선 승리를 위해 필수적인 흑인 남성 유권자를 완전히 흡수하지 못했다. CNN은 “펜실베이니아의 예비 출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가 흑인 남성의 24%를 득표해 2020년(10%)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중동 사태로 인해 아람·무슬림계 유권자의 민심을 진화하는 데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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