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 트레이드’가 강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고율 관세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미 달러와 미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트럼프 당선의 최대 수혜 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가격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이날 밤 10시 40분께(미 동부 시각 기준) 105.19를 기록했다. 103.42를 나타낸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하면 1.7% 상승한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엔·스위스프랑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것인데 이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 몸값이 올랐다는 의미다. 이후 104대로 수치가 소폭 둔화됐지만 달러 강세 현상은 그대로 이어졌다.
미 국채금리도 상승세를 보이며 10년물 금리가 4.46%까지 올랐다. 전일(4.28%) 대비 18bp(bp=0.01%포인트) 오른 것이면서 최근 4개월 만의 최고치다.
달러와 채권금리를 끌어올린 건 트럼프의 집권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관세율을 높이겠다고 공언해왔다. 자국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이지만 경제학자들은 관세를 높일 경우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물가가 오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이 경우 미국은 한동안 고금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돼 달러·채권금리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가격도 크게 뛰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7만 53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7만 5000달러를 넘어선 건 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가상자산이 직접적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 증시도 미 대선 결과에 크게 출렁거렸다. 강달러·엔저로 수출 기업들이 큰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으로 일본 증시가 크게 상승했다. 이에 반해 대중 규제 강화 가능성이 커지자 중화권 증시는 하락장을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3만 9480.67엔으로 전 거래일 대비 2.61% 상승했고 홍콩항셍지수는 2%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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