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박현경은 귀여우면서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큐티풀(큐트+뷰티풀)’, 황유민은 플레이 스타일이 ‘돌격 앞으로’ 같다고 해서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처럼 부연 설명이 필요한 여자 선수들의 별명과 달리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선수들은 들으면 딱 이해되는 직관적인 별명이 대부분이다.
지난주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통산 3승을 달성한 이동민(39)의 별명은 ‘착한 남자’다. 송중기 주연의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가 인기를 얻던 2012년에 이동민은 착한 남자 별명이 굳어졌다. 평소 착한 심성이 투어 동료들과 관계자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던 터. 주변을 잘 챙기고 갤러리에 대한 매너도 남다르다. 그런데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너무 착해서 안 된다’ ‘악바리처럼 못해서 그렇다’는 평가도 따랐다. 이에 대해 이동민은 “이번 우승을 계기로 그런 평가들이 사라지면 좋겠다”며 “사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는 화도 낸다. 마냥 착하지만은 않다. 그래도 팬들이 착한 남자라고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고 7일 말했다.
9월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한 이승택(29)은 ‘불곰’이다. 그는 “2017년 한 대회에서 12언더파를 쳐 투어 18홀 최소타를 기록한 뒤 빨간 옷을 입고 인터뷰를 했는데 사람들이 빨간 곰 같다고 해서 불곰이 됐다”며 “팬들이 불곰이라고 알아보고 관심을 줘서 좋은 별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시안 투어도 병행하고 있는 이승택은 해외 선수들 사이에서는 ‘곰플레이어’로 통한다. 소셜미디어 아이디도 ‘gom_player5’다.
투어 데뷔 20년 차 베테랑 박상현(41)의 이름 앞에는 ‘카스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동아제약의 후원을 받는 박상현은 박카스 로고가 적힌 모자를 쓰고 박카스를 적극 홍보한다. 박상현은 “데뷔 초에는 ‘꽃미남’이라는 별명도 있었는데 몇 년 전부터 카스형으로 불리고 있다”며 “올해가 박카스 모자를 쓴 지 10년째다. 그래서 더 기분 좋은 별명”이라고 했다. 이밖에 함정우(30)는 경기 중 항상 웃는 모습이어서 ‘스마일맨’, 188㎝ 큰 키에 몸무게 115㎏ 이상인 정찬민(25)은 ‘코리안 헐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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