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에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면서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또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을 해야 하는데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 생각한다”며 “저와 제 아내의 처신에 문제가 있기에 이런 일이 더 안 생기도록 더 조심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과 명태균 씨 관련 부적절한 처신 등에 대해 허리를 숙였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로 직접 사과를 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 면서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국민들께 사과드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국민들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40분간 진행된 담화와 회견에서 그간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명 씨와의 통화 녹음이 공개된 데 대해서는 “대선 당선 이후 (명 씨의) 연락이 왔는데 전화는 받은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명 씨와 관련해 부적절한 일을 한 적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와 명 씨가 연락한 데 대해서는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얘기를 하는데, 좀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과 김 여사가 개인 전화로 사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했다”며 후회했다.
김 여사의 대외 활동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며 거듭 사과했다. 또 김 여사의 활동을 공식 보좌할 장순칠 제2부속실장을 이날 임명했다고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통상 수사로 한번 털고 간 것에 대해서는 반복하지 않는 일사부재리를 적용한다”며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쇄신 및 개각 요구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 면모를 보이기 위해 벌써 인재 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고칠 부분은 고치겠다.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쇄신에 쇄신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heon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