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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거대 야당의 ‘원영적 사고’

정상훈 정치부 기자

정상훈 정치부 기자




“누가 뭐라 해도 이재명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 주자죠. 하지만 차기 대통령이 꼭 이 대표가 될 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원영적 사고’라는 말이 있다. 아이돌 그룹 ‘아이브(IVE)’의 멤버 장원영의 초긍정적 사고를 일컫는 일종의 밈(meme)이다. 사회 다방면에서 이미 ‘럭키비키’라는 말이 일상어처럼 쓰이는 만큼 유행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조금 때늦은 감도 있다.

다음 주면 이 대표 정치 인생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선거법 위반 혐의 1심 결과가 나온다. 25일에는 위증 교사 혐의 1심 선고까지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의 수권 전략에 있어서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민주당 곳곳에서는 여전히 ‘원영적 사고’가 팽배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 이후 이런 민주당 분위기는 더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가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만큼 민주당의 ‘원영적 사고’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을까. 문제는 이 대표 ‘원툴(One Tool)’에만 의존하는 민주당의 고집이 정권 교체라는 목표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친문(親文)계 지원마저 뿌리친 채 ‘이재명’ 하나로 승부를 건 결과는 민주당이 그렇게 평가절하한 ‘최약체’ 후보에게 패하는 뼈저린 성적표였다.

본인의 ‘무죄’를 확신한다는 이 대표는 1심에서 어떤 선고 결과가 나오든 정중동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 20%마저 붕괴한 만큼 대법원 상고심까지 시간은 ‘내 편’이라고 보는 듯하다. 하지만 열성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까지 이 대표의 이런 모습에 지지와 응원을 보낼 거라고 여기면 착각이다.

이 대표의 대권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진 야당 재선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과 확실한 결별을 선언하거나, 정부와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개혁 시정을 선보인다면 국민은 윤석열 정부의 대안으로 이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원영적 사고’만으로는 죽 쒀서 남 좋은 일만 시킬 수 있다는 점을 민주당은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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