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8일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하며 17%까지 떨어졌다. 지지율 20% 선이 1주일 전 붕괴된 후 당정이 확전을 자제하고 윤 대통령이 대국민 소통에 나섰지만 하락세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한국갤럽이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떨어진 17%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2%포인트 오른 74%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긍정 반응은 가장 낮고 부정 평가는 가장 높았다. 한국갤럽이 2012년 매주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대통령 지지도가 20%를 밑돈 것은 두 차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 후반부인 2012년 8월 17%를 찍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국정 농단 의혹에 2016년 10월 17%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의 최대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9%)’가 꼽혀 ‘김 여사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어 △경제·민생·물가(11%) △소통 미흡(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7%) 순이었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가 23%로 가장 많았고 △경제·민생(9%) △주관·소신(7%) △결단력·추진력·뚝심(6%)이 그 뒤를 이었다.
이달 10일 임기 반환점을 도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적 평가도 야박했다. 한국갤럽이 정부가 분야별 정책을 잘하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복지(긍정 평가 30%), 외교(27%), 대북(26%), 교육(17%), 부동산(17%), 경제(15%), 인사(10%) 등 7개 분야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을 압도했다.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다만 보수층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5%포인트 올라 23%를 보였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6%포인트 올랐다. 국정운영에 비상이 걸렸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이 담긴 담화와 기자회견에 따른 여론 변화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한국갤럽은 “조사 기간 사흘 중 마지막 날인 7일 윤 대통령이 담화·회견을 했다”며 “그 반향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지지율이 계속 최저치를 보이는 데 대해 “변화를 통해 우리가 국민의 신뢰와 신임을 얻도록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얼마 전까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의연한 태도를 강조했지만 국정과제를 추진한 최소한의 동력조차 장담할 수 없는 수준까지 밀리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고전에 대해 “더 유능한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전체적으로 국민들이 속상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디커플링 양상을 보였던 여당 지지율은 이번주 하락 전환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3%포인트 떨어진 29%를 기록했다. TK에서 여당 지지율은 42%로 지난주(53%)와 비교해 11%포인트나 빠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6%로 4%포인트 올랐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7%포인트로, 올 들어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1.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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