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탑승한 어선이 침몰해 12명이 실종되고 2명이 사망한 가운데, 해양경찰청이 실종자의 생존 골든타임을 약 24시간으로 보고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8일 제주해양경찰청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실종자 12명(한국인 10, 인도네시아인 2)에 대한 수색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사고 해역에는 해경 23척, 해군 3척, 관공선 4척, 민간 어선 13척 등 함선 43척과 항공기 13대가 투입돼 있으며, 해경은 심해잠수사 등을 보내 수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다만 현재 금성호는 완전히 침몰해 가라앉은 상태라 인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해역 수온은 22도로 파악됐으며, 실종자 생존 가능 시간을 24시간 이상으로 판단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해경은 밝혔다.
이날 오전 4시 31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129톤급 선망 어선 금성호가 침몰 중이라는 내용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고, 10여분 만인 오전 4시 49분께 3000톤급 경비함정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금성호는 자취를 감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8시 39분께 최초 사고 해점에서 북동쪽으로 370m 떨어진 곳에서 침몰한 선체가 발견됐고, 선체에 어망이 걸려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해경의 수사 결과 승선원 대부분이 우현 쪽에서 어획물을 옮겨 싣는 작업을 하러 갑판에 나와 있었으며, 구명조끼는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선원들은 한 차례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기고 다음 운반선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선체가 오른쪽으로 뒤집혔다고 진술했다.
해경에 따르면 출입항관리시스템상 금성호 승선원은 27명으로, 이 중 한국인은 16명, 외국인은 1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금성호는 선망 어선이 조업할 수 있는 수역에서 조업을 진행했고, 탑승 인원 또한 어선의 정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침몰 후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돼 제주 한림항으로 들어왔으며, 모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들 중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던 한국인 선원 2명은 끝내 사망했다. 나머지 13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였으며, 오한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해경은 이번 사고를 ‘이례적’이라고 보고 복원력을 상실하게 된 주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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