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의 현대화를 이끈 오태학 화백이 9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1938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고인은 홍익대 동양화학과에서 김기창·이상범·박래현·천경자에게 배웠다. 대학 재학 중 1961년 제10회 국전에서 문교부장관상을 받으며 화단에 데뷔했다. 1976~1980년 국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냈다.
평생 한국화의 현대화에 애썼던 그는 한국 미술의 원형이 백제와 고구려 고분의 벽화에 있다고 보고 연구를 했다. 벽화 기법·양식을 재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국화를 개척했다. 고인은 석채(돌가루) 기법을 즐겨 사용했으며 서구 미술의 영향 속에 혼란을 겪은 한국화단을 벽화 기법의 수묵채색화로 돌파했다는 평을 받는다.
1978~2003년 중앙대 한국화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화가 서정태·김진관 성신여대 명예교수, 김선두·이길우 중앙대 교수 등 현대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길러내기도 했다. 1999년 중풍으로 쓰러져 오른손이 마비되자 왼손으로 예술혼을 불태웠다. 저서로 ‘한국어해도’ ‘한국 미술의 회화성’ ‘산동 오태학 화집’ 등이 있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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