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구성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차기 행정부에 합류할 인사로 누가 선택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기 내각은 트럼프의 구상을 속도감 있게 실현할 ‘충성파’ 중심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국경 차르’에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언급한 ‘국경 차르’가 어떤 직무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는 “호먼은 남·북부 국경, 모든 해상 및 항공 보안을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국경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호먼은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는 트럼프 임기 중반인 2018년 사임했지만 이후에도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주장하며 트럼프 정책에 동조했다. 일례로 월경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이주 아동을 부모와 분리하는 방안을 지지하며 “이주민 보호 정책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은 범죄로 기소돼야 한다” 등의 극단적인 주장을 펼쳐왔다. 다만 호먼은 최근 영국 더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진보 언론이 예측하는 것과 매우 다를 것”이라며 대규모 추방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인도주의 재난 등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한 유엔 주재 대사에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을 지명했다고 CNN 등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스터파닉을 내 내각의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스터파닉은 매우 강하고 터프하며 스마트한 ‘미국 제일주의’ 투사”라고 치켜세웠다. 스터파닉은 한때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1기 인사들이 대부분 명단에서 제외될 예정이지만 소수의 충성파들은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법무부 장관은 선거 내내 ‘사법 리스크’에 시달려온 트럼프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보직 중 하나다. 대표적인 인사로 기밀 문서 소송을 기각 결정한 아일린 캐넌 플로리다남부 연방지법 판사와 2020년 선거 결과 뒤집기를 도운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이 거론된다. 국무장관직에는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하다. 루비오 의원과 경쟁하는 인물로는 자산운용사 스트라이브엔터프라이즈 공동설립자인 비벡 라마스와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 등이 있다. 국방부 장관으로는 크리스 밀러 전 국방장관 직무대행과 함께 로버트 오브라이언 하원의원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충성파 인사를 기용하기 위해 의회를 무력화하려는 방안도 추진된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공화당의 상원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미국 상원에서 지도부가 되고자 열망하는 공화당 의원은 누구든지 반드시 휴회 인준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회 인준은 의회 휴회 시 대통령이 의회의 인준 없이 공식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인준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판단에 일찌감치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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