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이 축구장으로까지 번졌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로파리그(UEL) 경기에서 이스라엘 축구팬들이 집단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국제적 파문이 일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프로축구팀 아약스와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의 경기에서 아약스가 5-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 도중 이스라엘 원정 팬들과 현지 아랍계 이민자로 추정되는 팬들 사이에 국기를 둘러싼 갈등이 시작됐다.
BBC 보도에 따르면 경기 중 이스라엘 국기가 펼쳐지자 욕설이 쏟아졌고 이어 팔레스타인 국기도 등장하면서 양측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기 종료 후에는 복면을 쓴 괴한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이스라엘 팬들을 무차별 폭행했다. 눈앞에서 폭죽을 터뜨리거나 차량으로 인도에 있는 이스라엘인을 치려고 시도했다.
펨커 할세마 암스테르담 시장은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유대인 사냥'을 모의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수십 명의 남성들이 도망가는 이스라엘 팬들을 쫓아가 폭행하고 이미 쓰러진 이를 다시 구타하는 상황이 담겼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친팔레스타인 폭도들의 만행"이라며 "1938년 나치의 '수정의 밤' 사건이 재현됐다"고 비난했다. 수정의 밤은 1938년 11월 9일 나치 독일에서 발생한 유대인 약탈사건을 뜻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수송기 2대를 급파해 자국민을 긴급 수송했다.
이스라엘 측은 네덜란드 내 아랍계 이민자들과 친팔레스타인 성향의 이슬람 교도를 가해자로 추정하고 있다.
네덜란드 당국은 주동자 60여 명을 체포하고 3일간 시위금지령을 발동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 팬들의 반아랍 구호와 도발이 폭력의 원인"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팔레스타인축구협회 역시 "이스라엘 팬들이 인종차별과 이슬람 혐오 구호를 외치며 폭력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네덜란드에는 약 20만 명의 아랍계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어 추가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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