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인 스콧 베센트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무장관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차기 재무장관으로 거론되던 억만장자 투자가 존 폴슨은 경쟁에서 자진 하차를 선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고문들이 베센트를 재무장관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선인의 최종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선 기간 베센트가 대선자금 모금부터 경제 연설문 작성, 경제정책 초안 작성까지 기여한 공로에 대해 트럼프가 찬사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베센트는 과거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한 인물이다. 소로스는 1990년대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공매도를 벌여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을 큰 위기로 몰아넣은 것으로 유명한데 이때 베센트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베센트는 이날 ‘트럼프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의 팟캐스트 ‘워룸’에 출연해 향후 10년간 정부 지출을 1조 달러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 베센트는 앞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도 재무부가 역사적 수준보다 높은 금리로 단기채를 1조 달러 이상 발행해 미국 국채 시장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서 인센티브를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베센트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 자본을 배분하는 것이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며 “비생산적인 투자를 장려하는 IRA의 왜곡된 인센티브를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억만장자 투자가 존 폴슨은 이날 재무장관 후보 경쟁에서 자진 하차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WSJ에 따르면 폴슨은 “복잡한 재정적 의무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을 수 없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폴슨의 자진 하차로 베센트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러트닉이 재무장관 자리를 놓고 최종 경합을 벌이게 됐다고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지난주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라도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 주변에서 자주 목격됐다고 FT는 보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