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들이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 A씨의 무죄 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탄원서에는 교사 3만 5000여 명이 서명했다.
13일 교원단체들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교사노동조합연맹·새로운학교네트워크·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12일 수원지방법원에 방문해 탄원 연서명을 전달했다. 이번 서명은 지난달 28일부터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사들을 대상으로진행됐다.
교원단체들은 탄원서에서 1심에서 인정된 A씨의 발언 녹취가 증거로 인정돼선 안 된다며 교실 수업을 녹취한 자료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던 지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1심 판결 이후 교실은 불법 녹음의 장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며 "수업 중 일부 발언에 대해 아동학대 범죄자가 될 수 있는 현실에서 교육활동과 지도가 언제든지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많은 교사들이 생활지도를 포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1심 재판부가 장애학생이라는 이유로 불법 녹음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에 대해 “결과적으로 교육 현장에서의 장애학생 기피, 장애 혐오와 잘못된 인식, 분리교육 조장 등 부정적인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서적 아동학대의 모호성도 검토해줄 것도 요청했다. 단체들은 "'정서적 아동학대'라는 용어가 '기분상해죄'로 불리며 교사들의 팔과 다리를 묶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유죄가 확정된다면 모든 교사는 고소·고발을 당하지 않기 위해 학생과의 상호작용을 최대한 피하고 지도를 포기하며 학생의 어떠한 행동에도 침묵하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A씨는 2022년 9월 "밉상이네",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죽겠어”라고 발언하는 등 자폐 장애가 있는 주 씨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 씨의 부인이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해당 발언이 녹음됐고 1심 재판부가 이를 증거로 인정했다. A씨는 지난 2월 1심에서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고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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