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데이케어센터’ 기부채납을 둘러싼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재건축 사업을 재개한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구는 이날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변경안을 주민에 재공람한다. 여의도 시범은 1971년 준공된 1584가구, 최고 13층 아파트로 여의도아파트지구 단지들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최고 65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재공람에서 여의도 시범은 데이케어센터를 기부채납 시설 목록에 담았다.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데이케어센터는 지상 4층, 연면적 2332.2㎡ 규모로 조성된다.
데이케어센터는 재가노인복지시설로 ‘노치원(노인 유치원)’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데이케어센터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여의도 시범 정비계획안을 수정 가결하면서 논란이 야기됐다. 일부 조합원이 데이케어센터 조성 반대 현수막을 아파트 외벽에 게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며 사업이 1년 가까이 지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페이스북에서 “데이케어센터를 지을 수 없다면 신속통합기획도 할 수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여의도 시범이 결국 데이케어센터를 수용하기로 한 데는 서울시가 지난달 도입한 단계별 처리기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추진 정비사업장이 위원회 심의를 받은 후 3개월 안에 정비계획 결정고시를 하도록 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신속통합기획안을 취소하고 일반 재건축으로 전환된다. 이미 심의를 받은 여의도 시범에는 12월 30일까지 결정고시를 신청하라는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신속통합기획이 취소되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만큼 여의도 시범이 처리기한제에 맞춰 결정고시 절차를 밟기로 한 것이다.
영등포구는 연내 서울시에 정비계획 결정고시를 요청할 예정이다. 재건축 사업이 재개되면 여의도 시범은 2473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주택형은 전용 60㎡ 이하 308가구, 전용 60~85㎡ 1181가구, 전용 85㎡ 이상 984가구로 구성된다. 추정비례율은 95.44%로 전용 60㎡ 소유자가 전용 59㎡로 넘어가면 약 8500만원을 환급받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용 79㎡ 소유자가 전용 84㎡로 넓혀 가려면 약 3만 2590만 원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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