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맞춰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이 이번 주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만나 이스라엘이 레바논과의 휴전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더머 장관은 10일 미국 출장의 첫 행선지로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을 찾았으며 이후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행정부에 레바논 휴전 협상에 대한 소식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휴전 협상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조기에 외교정책적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것”이라며 “대선 후 미국의 정치적 무게중심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짚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에 맞춰 레바논 휴전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그간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했으며 더머 장관 역시 ‘트럼프 1기’ 시절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도왔던 쿠슈너와 소통해왔다. 쿠슈너는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백악관의 공식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향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외교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스라엘이 마련한 레바논 휴전안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헤즈볼라와 휴전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휴전 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될 경우 레바논 지상 작전을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까지도 레바논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중동에 이어 우크라이나에도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조만간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이끌 평화 특사를 조만간 임명할 계획이라고 폭스뉴스가 13일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신뢰도가 높은 고위급 특사가 지명될 것이고, 해결책을 찾고 평화적 합의에 도달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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