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직접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제 '케빌리디'가 미국에서 최초로 허가를 획득했다. 케빌리디가 승인을 받으면서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승인 건수가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사 PTC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AADC 결핍증 유전자 치료제 케빌리디가 최근 FDA 가속 승인을 획득했다. 미국에서 뇌에 직접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제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빌리디는 모든 중증도의 성인·소아 AADC 결핍증을 치료하는 용도로 승인됐다. AADC 결핍증은 운동 기능에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합성하지 못하는 희귀 유전성 질환이다. 생후 몇 달 간 발작 증상이 나타자고 이후 발달장애, 근육 긴장 등을 겪다가 10세 이전에 사망할 수 있다.
케빌리디는 대뇌의 시상하부 조직의 일종인 '조가비핵' 부위에 신경외과 시술을 통해 직접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제의 일종이다. 임상 결과, 케빌리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도파민 합성이 시작되고 운동 발달 정도가 개선됐다.
케빌리디는 올해 미국 FDA가 승인한 8번째 CGT 약물로 지난해 FDA가 허가했던 7개 실적을 넘어섰다. CGT는 유전자나 살아있는 세포를 조작해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제조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도 비싸지만 유전 질환의 원인을 제거해 근본적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어 시장 규모가 꾸준히 커지는 추세다.
다만 이번 승인이 가속승인인 만큼 추가적인 임상을 통해 효능을 입증해야 한다. 가속 승인이란 사망 위험이 크거나 치료 선택지가 부족한 질병의 치료를 위해 임상 2·3상 단계에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을 신속하게 도입하는 제도다. 케빌리디가 정식 승인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추후 확증 임상 시험에서 장기 추적 조사한 데이터를 뒷받침해야 한다.
매튜 클라인 PTC 테라퓨틱스 대표는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를 미국 내 소아‧성인 AADC 결핍증 환자들에게 하루빨리 공급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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