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원정보원이 한강을 횡단하는 33번째 교량의 명칭을 ‘고덕토평대교’로 최종 고시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간 입창 차가 엇갈렸다. 서울 강동구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 반면 경기 구리시는 소송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어서 명칭을 둔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국토교통부와 국토지리정보원 등에 따르면 국가지명위원회는 지난 달 2일 회의를 열고 고속도로 제29호 세종~포천선 구간 내 한강횡단교량 명칭을 고덕토평대교로 의결한 데 이어 13일 최종 고시했다. 고덕토평대교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노선에 포함돼 1.73㎞ 길이로 건설 중으로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양 지자체는 해당 교량의 명칭 제정을 두고 경쟁을 벌이며 행정 역량을 집중해 왔다. 다리 명칭은 지역 홍보효과로 직결되는 만큼 지자체는 물론, 주민들도 나서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강동구는 해당 교량의 공사 시행 초기부터 명칭을 고덕대교로 사용해 왔고, 건설을 위해 강동구 내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의 광역교통개선대책 분담금 532억 원이 투입된 점 등을 들어 ‘고덕대교’로 결정할 것을 주장해 왔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한국도로공사와 국토지리정보원을 찾아 고덕대교 명칭 제정을 촉구했고, 국가지명위원회에 참석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등 ‘고덕대교’ 명칭을 써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청장은 “이번 결정에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앞으로 이 대교가 인근에 위치한 고덕비즈밸리 및 구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산책로 ‘스카이워크’와 어우러져 강동구민뿐 아니라 세종~포천 고속도로 이용자들에게도 한강변의 수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강동구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리대교’를 원한 구리시는 교량이 지나는 한강 수계의 80% 이상이 구리시 행정구역에 포함돼 있는 데다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강동대교’로 정해진 점 등을 들어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과거에 정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의 강동대교처럼 서울 중심의 행정편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형평성을 고려한 지명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시민 12만 명의 서명부를 제출하는 등 단독지명에 대한 시민 염원과 합당성을 전달했음에도 고덕토평대교로 결정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소송 등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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