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세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 심의·의결을 이달 26일에 하기로 했다. 당초 1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 상정할 방침이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일정 등을 감안해 한 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대통령실·정부는 19일 한 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는 야당이 일방 처리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상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오는 26일 국무회의로 일정을 연기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 21일까지 남미 순방을 떠나 즉각적인 재가가 어렵고, 국민 정서를 고려해 보다 숙고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편이 낫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은 이달 29일까지다.
다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기정사실화됐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단독 처리한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은 수사 대상을 기존 13개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관련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좁히고 특검 후보를 제3자인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하지만 정부는 앞서 제시된 특검안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특검을 “정치선동”이라고 규정하며 “기본적으로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해당 법안은 국회로 되돌아가 재표결을 거치게 된다. 재표결 경우에는 재적의원(300명) 과반이 출석해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가결된다. 108개의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8개 이상이 나오지 않는 이상 법안은 폐기된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징역형 선고로 여권이 공고한 단일대오를 형성한 상황이라서 국민의힘의 이탈표는 최소화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