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부당 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임종룡 현 회장 사무실을 포함, 서울 중구 우리금융지주를 향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같은 날 재직 중 150억 원대 부당 대출을 승인한 혐의로 전 우리은행 부행장을 기소하는 등 손 전 회장의 부당 대출을 두고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18일 우리은행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해 서울 중구의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임 회장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내부 문서와 결재 기록,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 및 개인사업자 차주에게 350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내줬다는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손 전 회장 등 당시 경영진 외에도 조 은행장 등 현 경영진으로 수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압수수색영장에는 조 은행장이 피의자로 명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조 은행장이 취임 전 부당 대출이 이뤄진 과정을 취임 후 인지한 뒤에도 금융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달받은 부당 대출 외에도 거액의 추가 불법 대출 혐의를 새롭게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과 8월에도 우리은행 전·현직 관계자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한편 같은 날 서울남부지검은 전 우리은행 부행장 성 모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성 씨는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재직 중 총 4회에 걸쳐 약 154억 원의 불법 대출을 승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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