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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속 술집'처럼…기이한 인물로 채워진 인선, 기준은 '충성심' [트럼프 2.0시대]

비전문충성파 앉혀 연방기관 힘빼기

백악관에 권한 집중 '제왕적 대통령'

인준 절차 우회 위한 휴회 등 작업에

연준·의회 이어 軍·미디어 통제 포석





“영화 ‘스타워즈’ 속 술집 장면 같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내각 인선을 놓고 데이비드 마르칙 아메리칸대 경영대학원장이 뉴욕타임스(NYT) 칼럼에 담은 촌평이다. 스타워즈에서 은하계 곳곳의 기이한 외계인들이 술집에 모여 있던 장면처럼 워싱턴의 전통적 기준에서 벗어난 예측 불가능한 인물들로 차기 내각이 채워지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인선 기준은 도덕성이나 전문성이 아닌 충성심이다. 마르칙은 이러한 인선이 기존의 “제도로서의 정부를 날려버리려는 전략”이라며 “단순한 ‘내 편 인사’가 아닌 (본인이) 비대하다고 비난하는 연방정부 조직에서 의도적으로 힘을 빼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구축하기 위한 밑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워싱턴 주요 권력 기관의 권한을 백악관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며 ‘비(非)전문 측근 지명’의 방식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정부효율부 수장에 내정했으며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을 받는 맷 게이츠를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또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를 국방부 장관으로 낙점했다. 헤그세스는 최근 성폭행 혐의로 자신을 신고한 여성에게 사건 비공개의 대가로 합의금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공화당 안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분야 경력이 전무한 털시 개버드가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내정되면서 ‘즉흥 발탁’ ‘부실 검증’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NYT는 “당선 후 2주도 채 안 돼 워싱턴의 제도를 산산이 부수는 캠페인이 시작됐다”고 꼬집었다.



의회의 견제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트럼프는 상원의 인준 절차를 피하기 위해 휴회를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휴회 결의안을 통과시키면 상원이 반대하더라도 대통령이 양원을 휴회시킬 수 있게 된다. 공화당 소속 존 댄포스 전 상원의원은 “그는 명백하게 확립된 (견제와 균형 같은) 정부의 기존 관행을 전복시키기 위해 권력을 원한다”고 비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독립기관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중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해임을 시도하고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독립기관을 철저히 통제하겠다고 큰소리쳤다.

트럼프의 권력 장악 시도는 군(軍)으로 이어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당선인 인수팀은 현재 3·4성 장성들을 평가하는 패널을 설치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다. 이는 트럼프가 ‘깨어 있는 장군들(woke generals)’이라고 부르는, 진보적 성향의 장성들을 해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국방부의 정규 진급 체계를 우회하는 해당 계획은 군 지휘부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미디어에 대한 통제 시도도 본격화하고 있다. WSJ는 트럼프가 일부 방송사의 면허 취소를 요구했으며 워싱턴포스트(WP)와 ABC에는 명예훼손 소송을, CBS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인터뷰 편집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캠프가 준비 중인 ‘프로젝트 2025’는 공영방송인 NPR과 PBS의 예산을 삭감하고 언론인의 e메일과 통화 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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