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운용 전략을 규정한 핵 독트린(핵 교리) 개정안을 승인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지 이틀 만에 핵 사용 문턱을 낮추는 새 핵 교리로 맞대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첫 공격했으며 러시아 국방부도 우크라이나 측이 본토를 향해 에이태큼스 6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해 1000일을 맞이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핵 억지력을 행사할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동맹 범주를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된 핵 교리를 승인했다. 새 핵 교리에는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 공격 등 러시아가 자국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공격을 받는 경우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으며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비핵보유국이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가 미국·프랑스·영국 등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모두 러시아를 공격한 나라로 간주하고 핵무기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미사일을 사용하면 핵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