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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엘라 야권 후보 대선 승리"…대선 4개월 만

베네수엘라 '한 지붕 두 대통령' 재현될 위기

망명 야권 후보는 "국민의 주권적 의지 인정"

스페인으로 망명한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지난 9월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개표부정 논란에 휩싸인 베네수엘라 대선과 관련해 뒤늦게 야권 후보를 당선인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내놔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대선 당시 부정선거 의혹으로 빚어진 '한 지붕 두 대통령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AP·AF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에서 "베네수엘라 유권자들의 의지에 대한 존중"이라며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를 베네수엘라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베네수엘라 국민은 7월 28일 분명한 목소리로 (곤살레스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을 만들었다"며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뜻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에서 곤살레스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는 바이든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평가된다.



앞서 친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2차례 득표율 공개를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야권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득표율 67% 대 30%로 곤살레스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선포한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마두로 선거 당국에 "개표 과정 전반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해 왔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일부 국가는 아예 '마두로의 선거 패배'를 기정사실로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군과 경찰을 비롯해 검찰과 여대야소 의회 등 '철옹성'에서 개표 부정에 항의하는 주민에 대한 구금을 명령하는 등 요지부동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대선 개표 불공정 항의 시위를 벌이던 시민 70명이 정치사범으로 체포됐다가 석방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시민단체 포로페날은 대선 다음날부터 11월 8일까지 총 1836명이 체포돼 수감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당국 체포 위협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한 곤살레스는 이날 엑스에 "모든 베네수엘라 주민들의 주권적 의지를 인정해준 점에 대해 (미국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차기 대통령 임기는 내년 1월 10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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