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이력으로 인해 일본 정부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 전장연 측은 “인권 활동에 대한 부당한 억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장연에 따르면 박 대표 등 일본 특사단 일행은 21일 오전 11시께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후 박 대표는 별도로 입국 심사를 받은 후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으로부터 입국 금지 통보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 대표가 입국 금지 통보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입국 거부 이유로 박 대표가 2012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실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표는 2010년 현병철 당시 국가인권위원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에서 점거 농성한 혐의 등으로 2012년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를 선고받았다.
일본 출입국 관리 및 난민인정법에 따르면 ‘일본 또는 일본 이외의 국가의 법령을 위반해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이에 상당하는 형에 처해진 사실이 있는 사람’은 일본에 상륙할 수 없다. 다만 법령은 ‘정치범죄로 형에 처해진 사람’은 예외로 두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35분께 이의신청을 제출했지만 일본 정부는 1시간 30여 분만인 오후 6시께 이를 기각했다.
전장연 측은 “박경석 대표는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의 일본지부 공식 초청을 받아 방문한 것”이라며 “이번 입국 거부는 정당한 인권 활동가의 활동을 억압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오후 7시 25분 항공편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오후 10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전장연 측은 “입국 거부를 규탄하는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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