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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로 돌아온 베이스 연광철…"노자의 삶 떠올리며 고독을 노래하죠"

■내달 4일 마포아트센터서 전곡 공연

첫 공연땐 힘있게 부르는 데 중점 뒀지만

이후 표현 폭 넓히며 주인공과 거리 확보

獨함부르크, 美샌프란시스코 공연도 계획

베이스 연광철이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겨울 나그네’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정상급 베이스 연광철이 내달 4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연가곡 ‘겨울 나그네’ 24곡 전곡을 노래하며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연가곡 ‘겨울 나그네’는 사랑에 실패한 젊은이가 겨울밤에 길을 떠나 거리의 악사를 만나기까지의 고독하고 쓸쓸한 심경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독일 작곡가 슈베르트가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들었다.

연광철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겨울 나그네를 처음 공연했을 때는 24곡을 다 외워 독일 관객 앞에서 부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두려움이었다”며 “독일 생활에 묻혀 지내며 그곳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표현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30대였던 2001년 ‘겨울 나그네’를 불렀을 때는 곡의 시적인 요소를 해석하기 보다는 건강하고 힘 있는 소리로 노래하는 데 중점을 뒀다. 40대에는 무대에 더욱 많이 서면서 좀 더 인물에 몰입했다는 그는 오페라를 하며 많은 캐릭터를 연구하고 표현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 주인공과 어느 정도 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연합뉴스


무대를 준비할 때 그가 자주 꺼내 참고하는 것은 노자와 장자 사상에 관한 책이다. 작품 속에서 방랑자가 욕심을 가졌다가 결국 무소유가 돼 길을 떠나는 모습에서 노자의 삶을 떠올린다는 것. 연광철은 “24곡 중 개인적으로 21번 곡에 애착이 간다”며 “물이 흘러서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되고 비가 돼 순환하듯이 젊은이도 방랑의 일정을 그렇게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를린에서 처음 겨울 나그네를 했을 때도 200석 정도의 작은 무대였다”며 “마포구도 마포아트센터를 중심으로 음악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이면 예순에 접어들지만 그의 세계적인 여정은 계속된다. 연광철은 다음 달 프랑스 파리로 출국한 뒤 내년 4월 독일 함부르크, 가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객석에서 보면 '키 작은 동양인이 뭘 할까'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각적으로 표시가 많이 난다”면서도 “그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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