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가 영국 정부의 엄격한 전기차 전환 의무화에 반발해 현지 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 자회사인 복스홀은 26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영국 루턴의 밴 공장을 폐쇄하고 엘즈미어 항구의 공장으로 생산 라인을 통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복스홀의 루턴 공장은 약 11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스텔란티스는 영국 당국의 전기차 의무화 목표 외에도 자체적 재정 악화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고 짚었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초 영국 정부의 전기차 전환 목표가 너무 과도하다며 영국 공장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었다. 영국 정부는 올해 전체 신차 판매량의 22%, 2030년까지 80%를 무공해차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의무화하고 있다. 밴의 경우 올해까지 신차 판매량의 10%, 2030년까지 70%를 무공해차량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같은 의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차량당 최대 15000파운드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마이크 호스 영국자동차산업협회(SMMT) 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영국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과도한 규제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고, 수익성과 생존 가능성이 위태로워졌으며, 일자리도 위협받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유럽의 전기차 수요 부진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스텔란티스뿐만이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독일에서 폭스바겐은 최대 3개의 공장을 폐쇄하고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거나 임금을 삭감하는 등 전례 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으며 포드자동차 역시 역내 4000여개의 매장을 폐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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