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던 PC방 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전국 PC방 사업자 수가 급감하면서 업계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다.
국세청 통계포털 TASI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PC방 사업자 수는 7389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30개) 대비 6.8%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1만102개)과 비교하면 26.8%나 줄어든 규모다.
특히 서울 주요 상권의 몰락이 두드러진다. PC방 밀집 지역이었던 송파구는 110개에서 67개로, 강남구는 108개에서 61개로 급감했다. 부산시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640개에서 383개로 40% 이상 감소했다.
송파구에서 PC방을 5년째 운영하다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는 A씨는 “예전에는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빈 자리를 찾기 힘들었는데 요즘엔 텅텅 빈다”며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도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PC방 쇠락의 주된 원인으로 모바일 게임의 급성장을 지목한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은 64.4%를 기록한 반면 PC게임은 28.6%에 그쳤다. 이는 2012년 PC게임(86.8%)이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여기에 고성능 PC의 대중화와 흥행작 부재까지 겹치며 PC방의 존재 가치가 크게 위축됐다. 신작 게임 출시도 뜸해졌고 이용자들을 끌어모을만한 대형 온라인게임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소자본 창업의 대표 업종이었던 PC방이 이제는 옛말이 됐다"며 "24시간 운영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과 매년 상승하는 최저임금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가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PC방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e스포츠 시설로의 전환이나 복합문화공간으로의 탈바꿈 등 새로운 활로 모색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peacha@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