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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금성호 두고 부산으로…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어선 '미스테리'

같은 선단 어선, 침몰 목격하고도 현장 떠나

선장 “경황이 없었다” 진술…해경 “수사 중”

해경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이 11월 15일 ‘135금성호(부산선적·129톤)’가 침몰한 제주 비양도 북서쪽 22㎞ 인근 수심 약 30m 바닷속에서 그물 사이를 들여다보며 수색하고 있다. 사진 제공=제주해양경찰청




지난달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부산선적·129톤)의 같은 선단 어선이 사고를 목격했지만 신고나 구조 등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정황이 확인되면서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1일 해경에 따르면 제주해양경찰서는 선원법(구조 의무) 위반 혐의로 어획물 운반선 A호 선장을 최근 입건해 조사에 나섰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전 4시12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22㎞ 인근 해상에서 금성호가 오른쪽으로 좌초되며 전복될 당시, 같은 선단의 운반선 A호가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금성호는 여러 배가 함께 조업하는 선망어업에서 어획물을 잡는 역할을 담당한 본선이다. 본선이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으면 운반선 3척이 교대로 그물에 갇힌 어획물을 퍼 올려 어창에 보관한 뒤 위판장까지 운반한다.



A호는 135금성호로부터 고등어 등 어획물을 1차로 퍼간 운반선이었다. A호는 금성호가 빠르게 전복되고 있는 상황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어획물을 위판하기 위해 부산으로 항해한 정황이 포착됐다.

금성호 선원 일부는 다른 선단의 어선이 도착할 때까지 기울어진 선체에서 대기하다 다행히 구조됐다. 최초 사고 신고 역시 다른 어선이 했다. 선원들은 1차로 운반선에 어획물을 옮기고 나서 다음 운반선이 오기 전에 순간적으로 배가 뒤집혀 사고가 났다고 해경에 진술한 바 있다.

A호 선장은 해경 조사에서 “경황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 관계자는 “선사 측에서 A호가 부산으로 회항하는 데 관여했는지, 사고 관련 증거은닉 정황은 없는지 등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였으나, 이들 중 한국인 선원 1명의 시신이 9일 야간 수중 수색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10일에도 한국인 선원 시신 1구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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