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값이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가운데 글로벌 금 채굴 업체들 간의 인수합병(M&A)이 열기를 띄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 금값이 장기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호주 금광업체 노던스타리소스는 이날 동종 업체인 드 그레이 마이닝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호주 금광업계의 상위권 두 개 기업의 메가딜이다. 전량 주식 거래로 이뤄졌으며, 지분 80%를 현 주가 대비 37% 프리미엄을 얹은 32억 달러(약 4조 8000억 원)에 인수하는 방식이다.
노던스타는 이번 거래를 통해 서호주 필바라 지역의 헤미 광구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됐다.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호주증시에서 드 그레이 마이닝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0% 이상 급등했다. FT는 이번 거래가 지난해 호주 금광기업 뉴몬스트가 뉴크레스트를 인수한 데 이어 호주 금 업계에서 두 번째로 큰 메가 딜이라고 짚었다.
앞서 2021년 노던스타는 2026년회계연도까지 현 수준보다 약 25% 많은 연간 200만트로이온스 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인수로 2029년회계연도까지 목표한 금 생산량보다 많은 250만트로이온스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금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데서 비롯했다는 분석이다. 금값이 오르자 더 많은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붙었다는 것이다. 실제 금광기업인 골드필즈는 지난 8월 오시스코마이닝을 약 16억 달러에, 앵글로골드아샨티는 9월 센타민을 약 25억 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해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를 밑돌았지만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현재 2681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28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보고서를 내고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매수세로 내년 말까지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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