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 등을 포함한 7억 2500만 달러(약 1조 162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앞선 9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표한 79억 달러 규모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의 일부”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 사용 권한(PDA)’ 절차에 입각한 이번 지원은 올해 4월 이뤄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10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지원 패키지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사용할 비지속성 대인지뢰, 스팅어 미사일, 무인기 관련 대공방어 시스템용 탄약,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탄약 등이 포함됐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지원을 승인한 대인지뢰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전선에서 러시아와 북한군의 진격을 차단하는 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무기 체계다. 이 밖에 무인 항공 시스템, 재블린 대(對)전차 미사일, AT-4 대장갑 시스템, 유선 유도 방식의 토(TOW) 미사일, 소형 무기 및 탄약, 포탄, 철거 장비, 중요 인프라 보호 장비 등도 지원한다.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금부터 (내년) 1월 중순 사이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독립을 수호하기 위한 수십만 발의 포탄과 수천 발의 로켓은 물론 중요한 기타 능력들을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군 파병 대응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용 제한을 해제한 사실도 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밀착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RBC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안드리 체르니악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지금까지 북한에서 지원받은 미사일 약 60기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북한에서 수백만 개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탄약도 제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안드리 츠헤르니아크 대표도 이날 1만 2000여명의 파병 북한군에 대해 “20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해병 여단과 공수부대 사단에 배치돼 활발하게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며 “그들이 최전선에 있지는 않을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군 살해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내년 5월 9일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북한군 부대를 초청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을 이끌고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이 바뀌기 전 김정은이 조기에 방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내년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2월 24일), 조국 수호의 날(2월 23일) 등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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