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정비사업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4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다음 달로 예정된 가운데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두 회사는 설계와 조경, 천장 높이 등에서 차별점을 강조하며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에 서울시청 잔디광장(6283㎡)의 5배에 달하는 대형 녹지 공간을 5개 블록에 나눠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조경설계 그룹인 스와(SWA)와 협업해 한남4구역 입지적 강점을 살리면서도 경사 지형의 단점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한강에 인접한 블록은 '물의 정원'을 콘셉트로 한 유려한 곡선의 수경 시설을 조성하고 남산과 한강을 잇는 블록 중앙에는 폭포를 배치해 남산의 비경을 재현한다. 또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45%의 조경률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디에이치 한강)의 천장 높이를 2.7m, 조망형 창호 높이는 2.5m로 시공해 차원이 다른 공간감과 개방감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입주민들이 자연광을 최대로 받으면서 넓어진 시야로 외부의 풍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2.5m의 창호에는 미라클 윈도우 기능을 적용해 낮과 밤에 따라 창문 투명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 침실 창호의 높이도 일반적인 1~1.5m가 아니라 2.4m로 키워서 최고급 전망을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앞서 글로벌 설계사와의 협업 계획도 밝혔다. 삼성물산은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손잡고 한강변 전면에 배치된 4개 동을 나선형 구조로 설계한다. 이 디자인으로 삼성물산은 정비사업 최초로 디자인 특허도 출원했다.
현대건설은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은 고(故)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철학을 담기 위해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한다. 한남4구역 조합은 내달 18일 총회를 개최하고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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