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통산 2승을 거둔 박은신은 화려하진 않지만 견고한 플레이로 꾸준한 성적을 내는 선수다. 올 시즌 그린을 놓쳤을 때 파 또는 그보다 좋은 성적으로 홀 아웃을 하는 파 세이브 부문에서 84.97%를 기록했다. 이는 투어 평균(79.98%)보다 약 5%포인트 높은 수치다. 시즌 막판에는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준우승, 투어 챔피언십 공동 7위 등으로 힘을 냈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항상 페어웨이로만 다닐 수는 없다. 러프, 나무 아래, 맨땅 등 다양한 트러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박은신도 제주 사이프러스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3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 나무 아래로 가면서 곤란을 겪게 됐다. 클럽이 나뭇가지에 걸려 백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앞에도 나무가 드리워져 있어 낮은 탄도의 샷이 필요했다. 또한 볼이 놓인 지면은 완전한 맨땅은 아니지만 잔디가 듬성듬성한 탓에 정확한 볼 콘택트가 중요했다.
박은신은 당시 4번 아이언으로 볼을 낮게 쳐 페어웨이로 빼낸 뒤(사진) 3온 2퍼트로 보기를 기록했다. 박은신은 “그린을 직접 노리거나 최대한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슬라이스 구질로 공략을 해야 했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볼이 똑바로 날아가면 왼쪽 OB 구역으로 날아갈 수도 있었다.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안전하게 3온 전략을 펼친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박은신은 “트러블 상황에서는 설사 1타를 잃더라도 안전하게 레이업을 하는 게 최우선이다. 자칫 무리한 욕심을 내다보면 탈출에 실패하면서 3~4타를 순식간에 까먹는 대참사를 겪을 수도 있다”며 몇 가지 조언을 했다.
우선 먼저 클럽 선택이다. 깊은 러프에 볼이 있다면 평소보다 짧은 클럽으로 치는 게 보다 탈출에 용이하고, 맨땅 등 라이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8~9번 아이언 등 평소 자신이 편하게 다룰 수 있는 채로 볼을 정확하게 맞히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은신은 “볼을 멀리 보내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내려놓고 하프 스윙이나 칩 샷 등 위기를 벗어날 정도의 스윙만 해야 한다. 거리 욕심을 내다보면 자칫 반대쪽 러프 등 의도치 않은 곳으로 향해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평소보다 볼을 약간 우측에 두고 치면 정확한 볼 콘택트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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