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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잘 모르나? 핵미사일 없는데…핵잠수함 ’세가지 종류’ 있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SSN은 핵추진 공격(대함·대잠)잠수함

‘SSGN’은 핵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

‘SSBN’은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함(SSN)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지난 9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하면서 부산에 들어온 미 해군 핵잠수함을 핵 공격을 하는 ‘핵전력 자산’으로 규정하고 “2020년에 취역한 이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본 적이 거의 없는 이 최신 핵잠수함이 사상 처음으로 부산작전기지에 나타난 것을 결코 ‘유람항행’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폭격기 동향을 거론하며 “미 해군의 최신 핵잠수함까지 한국 부산항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내보임으로써 미국은 이른바 ‘3대 핵전략자산’이라는 주패장들을 모두 꺼내든 셈”이라고 했다. 미 해군의 핵잠수함이 한반도에 들어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잘못된 지적이다. 김여정 부부장처럼 일반적으로 미국의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국내에 들어오면 핵무기도 같이 왔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김여정 부부장의 주장한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들어온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잠수함인 버몬트함(SSN-792·7800t급)은 추진체계가 원자력일뿐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고 있는 핵추진(원자력) 공격잠수함이다.

버몬트함은 핵추진 잠수함(SSN)이다. SSN은 Nuclear Powered Attack Submarine의 약자다. 핵추진 공격잠수함 또는 공격핵잠으로도 불린다. 미국은 냉전 시절부터 옛 소련 잠수함 추적용으로 사용하고자 개발해서 주로 수상전투함·대잠수함 공격용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공격’이란 말을 붙여 공격핵잠이라고 통한다.

주목할 점은 이 잠수함에는 어뢰와 순함미사일같은 재래식 무기만 실려있다. 핵 무기가 실려있지 않기 때문에 미군에서는 ‘전략 자산’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잠수함은 추진체계에 따라 원자력 잠수함과 재래식 잠수함으로 나뉜다. 재래식 잠수함은 디젤엔진과 배터리를 사용해 움직인다.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은 재래식 잠수함을 사용하고 있다. 원자력 잠주함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인도 등 6개국만 운용 중이다.

미 해군 ‘로스엔젤레스급’ 잠수함. 사진=위키미디어 캡처


현재 미 해군은 세 종류의 잠수함을 운용한다. SSN, SSGN, SSBN 등이다. 모두 추진체계는 원자력을 사용하는 공동점을 갖고 있다. SSN은 핵추진 잠수함(LA급·버지니아급·시울프급/ 대함전 및 대잠전을 주임무로 수행), SSGN은 핵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오하이오급/ 토마호크 순항유도탄 이용 타격임무 수행), SSBN은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오하이오급/ SLBM 적재해 전략적 임무수행) 이다.

현존 잠수함 중에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함 무기를 갖춘 함정이 SSBN이다. SSBN은 탄도 미사일을 운용하는 핵추진 잠수함으로 최초로 실용화한 미 해군에서 명명했다. SS는 Ship Submersible(잠수함), B는 Ballistic(탄도 미사일), N은 Nuclear(원자력)을 의미한다. 다음으로는 순항미사일 원자력 잠수함은 SSGN, 탄도미사일을 운용하지 않는 공격형 핵추진 잠수함은 SSN으로 불린다.

핵추진 잠수함은 등급에 따라 몇 가지로 나눈다. 우선 공격형 잠수함은 크게 세 가지 등급이 있다. 로스앤젤레스급, 씨울프급, 버지니아급 등이다. 작전 목적으로 구분해 탐색·파괴 임무, 감시와 정찰, 비밀 병력 투입, 기뢰 설치 및 제거 작전에 투입된다.

최초의 잠수함인 로스엔젤레스급 고속 공격형 잠수함이다. 1976년 첫 취역해 총 62척이 건조됐고 마지막 취역 잠수함은 1996년 9월 취역한 USS 샤이엔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잠수함이 로스엔젤레스급이다. 한 척을 제외하고 모두 뉴욕 올버니,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애리조나 투싼과 같은 미국 도시의 이름이 붙여졌다.

특히 로스엔젤레스급으로 분류되는 23척의 잠수함은 얼음 아래에서도 운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이드로플레인(고속의 모터보트에 채택하는 선형)은 몸체 좌우가 아닌 세일(함체 위에 튀어나온 부분)에 배치한 덕분이다. 현재 미국은 34척의 로스엔젤레스급 잠수함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 비용은 2019년 기준으로15억 9000만달러(현재 시세로 2조 2310억 원)에 달한다.

배수량은 부상시 6082톤, 잠수시 6927톤이다. 길이는 110m이며, 추진기는 1기의 S6G 원자로(150~165㎿)가 적용됐다. 속도는 해상과 잠항시 모두 20노트(시속 23마일·약 37km)며, 잠수깊이는 290m에 달한다. 핵원자로 하나의 수명은 30년이나 된다. 한번 잠수하면 석달 간 물위에 떠오르지 않고 버틸 수 잠함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 해군 ‘씨울프급’ 잠수함 USS 시울프(SSN-21).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씨울프급, 50기 토마호크 마사일 탑재


씨울프급은 로스엔젤레스급의 후속 기종이다. 1983년에 디자인 작업을 시작해 10년간 29척의 잠수함이 건조될 예정이었지만 12척으로 축소됐다. 냉전 종식과 예산 제약으로 1995년 함대 추가가 취소된 탓이다. 씨울프급은 척당 약 30억 달러(현재 시세로 약 4조 2100억 원)의 비용이 된다.

부상시 8600t, 수중에서는 9138t(USS지미카터는 1만 2139t)이다. 1개의 S6W 원자로가 5만7000마력(43㎿)의 추진력을 낸다. 속도는 무음으로 20노트(시속 37㎞), 최대 35노트(시속 65㎞)가 가능하다. 무제한 항속거리를 가지고 있어, 테스트 잠수깊이는 490m에 이른다. 50기의 토마호크 함대지 공격 미사일, 하푼 대함 미사일,Mk 48 유도 어뢰를 탑재했다. 이전의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보다 더 크고, 더 빠르고, 훨씬 조용하다. 또 더 많은 무기를 탑재하고 어뢰관도 두 배나 늘었다.

버지니아급, 순항미사일 공격잠수함


2004 취역해 SSN-774급으로도 알려진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핵추진 순항미사일 고속공격형 잠수함이다.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EB)와 헌팅턴 인걸스 인더스트리가 설계했다. 스텔스와 정보 수집 및 무기 시스템 기술을 통합한 미 해군의 최신 잠수함 모델이다. 미 해군은 최근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을 버지니아급 잠수함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제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전자장치로 조종하는(플라이 바이 와이어) 잠수함 박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잠수부를 지원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어뢰실도 있다.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전통적 잠망경이 망원경을 가시 및 적외선 디지털 카메라를 갖춘 두 개의 광자학 마스트로 대체했다. 이전 잠수함에 사용된 배럴 잠망경이 필요하지 않아 버지니아급 함정의 제어실 공간이 더 넓어졌다.

제작비용은 2023년 기준으로는 35억 달러(약 4조 9119억 원)에 이른다. 길이는 115m와 140m 두 형태가 있다. S9G 원자로로 추진되며 28만 마력(210㎿)의 힘을 발휘한다. 2개의 스팀터빈이 4만마력(30㎿)의 출력이 가능하다. 속도는 25노트(시속 46㎞)이상으로 항속거리는 무제한이다. 시험 잠수함 잠수 깊이는 240m에 달한다. 버지니아급 잠수함은 대잠수함 작전, 정보수집 작전 등 광범위한 해상 및 연안 임무를 위해 설계됐다. 2043년까지 미 해군에 인수될 예정이라 적어도 2060년까지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해군작전기지 1부두에 비대칭전력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인 미국 핵전력의 '최종병기'로 불리는 미국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이 정박해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오하이오급 잠수함은 1981년부터 운용하기 시작했지만 성능 개량을 통해 현재 미 해군이 운용하는 전략핵잠수함으로 대명사로 통한다. ‘부머즈(Boomers)’로 불리며 미국의 전략적 핵 억지력의 일환으로 한 번에 수 개월 동안 수중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오하이오급 잠수함은 미 해군이 건조한 잠수함 중 가장 크게 설계됐다.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에는 미국 해군의 14척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과 4척의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이 포함된다. 각각 1만 8750t의 배수량을 가지고 있다.

소련이 설계한 4만 8000t 타이푼급과 2만4000t 보레이급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잠수함이다. 오하이오급 잠수함에는 24발의 트라이던트 II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러시아 핵추진 잠수함 ‘보레이급’의 16발의 미사일, ‘타이푼급’의 20발의 미사일보다 더 많아 공격력이 훨씬 강하다.

오하이오급 SSBN은 미 공군의 △전략 폭격기 육군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핵 억제를 위한 3대 핵 전력자산 중에 하나다. 14척의 SSBN은 함께 미국의 능동형 전략 열핵탄두의 약 절반을 싣고 있다. 네브래스카에 있는 미국 전략사령부로부터 목표물 공격 하달을 받는다.

오하이오급 선두 잠수함은 USS 오하이오이다. 배수량은 해상에서는 1만 6764t, 수중에서는 1만8750t에 달한다. S8G 원자로로 가동되며 2개의 기어달린 터빈으로 3만5000마력(26㎿)의 추진력을 갖추고 있다. 길이는 170m, 해상 속도는 12노트(시속 22㎞), 수중 속도는 25노트(시속 46㎞)다. 테스트 잠수 깊이는 240m로, 22개 발사관에 각각 7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해 총 154발이 탑재된다.

무엇보다 괴물로 불리는 오하이오급은 2031년부터 ‘컬럼비아급’으로 대체될 예정이라는 대목이다. 앞으로 나올 차세대 미 핵잠수함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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