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보다 국어·수학·영어 모두 쉽게 출제된 ‘물수능’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전 과목 만점자는 지난해 1명에서 올해 11명으로 늘었다. 주요 과목의 난도가 낮아지면서 의대 등 최상위권 입시는 한두 문제로 당락이 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5일 이러한 내용의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국어의 표준점수(표점) 최고점은 139점으로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받았던 지난해(150점)보다 11점 하락했다. 수험생들의 상대적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표준점수는 시험이 쉬울수록 낮아지고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140점대 후반이면 ‘불수능’으로 분류된다. 국어 표점 최고득점자는 지난해 64명(0.01%)에서 올해 1055명(0.23%)으로 크게 증가했다.
수학 영역의 표점 최고점 역시 지난해 148점에서 올해 140점으로 8점 하락했다. 수학 영역 표점 최고득점자는 지난해 지난해 612명(0.14%)에서 올해 1522명(0.34%)으로 늘었다. 올해 6월 모의평가(152점)보다도 표점 최고점이 12점 낮아졌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영역에서도 1등급 비율이 상승했다. 올해 영어 1등급 비율은 6.22%로 지난해(4.71%) 대비 1.51%포인트 상승했다. 1등급을 받은 수험생 수는 2만 8587명으로 지난해(2만 843명)보다 7744명 증가했다. 쉬운 수능에 전 과목 만점자도 급증했다. 만점자는 재학생 4명, 졸업생 7명 등 총 11명으로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만점자가 10명 이상인 것은 처음이다. 2022학년도와 2024학년도에는 만점자가 한 명뿐이었다.
국어·수학·영어가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되면서 탐구 영역이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사회탐구 9개 과목 중 6개 과목의 표점 최고점이 상승했다. 특히 ‘생활과 윤리’는 지난해 65점에서 올해 77점으로 12점 상승했다. 이 외에도 △윤리와사상 73점(지난해 63점) △한국지리 69점(65점) △세계사 68점(63점) △세계지리 68점(67점) △동아시아사 67점(66점)은 표점 최고점이 올라 지난해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과학탐구에서는 8개 과목 중 2개 과목만 표점 최고점이 상승했다. 생명과학1과 지구과학 1의 표점 최고점은 각각 70점, 72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4점씩 상승했다. 반면 화학2 73점(지난해 80점)과 △화학1 65점(69점) △물리1 67점(69점) △물리2 70점(74점) △생명과학2 72점(73점) 등 나머지 과목들은 지난해보다 난도가 낮아졌다.
과탐보다 사탐의 표준점수가 상승한 이유는 ‘사탐런’ 현상 때문이다. 일부 상위권 대학들이 자연계 학과 지원자들에게 과탐을 필수로 요구했다가 이를 완화하면서 자연계 학생들이 사탐으로 이동한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을 선택한 자연계 학생 중 고득점자가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어·수학의 변별력이 낮아지고 탐구에서 사탐런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최상위권뿐만 아니라 상위권·중상위권 모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대학별 가중치 및 변환 표준점수 방식에 따라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가원은 이달 6일 수험생들에게 성적표를 배부할 예정이다.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이달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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