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서생’ ‘인간중독’ 등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의 신작 ‘히든 페이스’는 높은 수위로 인해 시사회 직후부터 화제가 됐다. ‘범죄도시’ ‘파묘’ ‘베테랑’ 등 최근 흥행작의 트렌드에서 벗어난 '청불 영화'라는 콘셉트는 신선하게 다가올 정도다. 그만큼 요즘은 이런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뚝심있게 김대우 감독은 전작에서 함께 했던 송승헌, 조여정 두 배우와 함께 비슷한 장르로 돌아왔다.
시사회 직후는 물론 상영 중인 28일 현재에도 ‘히든 페이스’의 노출 등 수위는 뜨거운 이슈다. 노출과 베드신의 수위가 적절했는지부터 연기력, 극의 전개까지, 이 정도면 확실한 이슈 메이킹이 된 상태다. 실제로 영화는 우려와 달리 입소문을 타면서 개봉 15일 만에 80만 가량의 관객을 모았다. 4000억 원 이상 제작비 투입한 할리우드 대작이자 같은 관람등급인 ‘글래디에이터 2’는 이 작품보다 일주일 먼저 개봉했지만 기대와 달리 88만 정도 관객을 동원하고 있어 ‘청불 영화' 사이에서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배급을 맡은 NEW 측은 “삼십 대 이상 남녀, 극장 데이트와 ‘혼영’(혼자 영화 보기)을 즐기는 3040 관객들 사이에서 ‘남녀불문 필수관람’ 영화로 입소문이 났다”며 “밀실에서 약혼자의 밀회를 보게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어른들의 흥미를 자극한 만큼, 혼자 영화를 관람하거나 배우자와 함께 극장 데이트를 즐기는 관객들의 리뷰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는 금수저 수연(조여정)과 흙수저 약혼자 성진(송승헌) 그리고 수연의 흙수저 후배 미주(박지현) 사이의 금지된 관계를 높은 수위의 베드신 등으로 표현했다. 수연이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잠적을 하자 미주는 성진에게 다가가고 성진은 이를 뿌리치지 못한다. 둘은 점점 금지된 관계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수연은 밀실에 갇혀 이 모든 것을 지켜본다. 밀실에서 약혼자와 후배를 지켜본다는 설정과 수위는 정말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수위는 세 남녀의 권력관계다. 세 사람 사이에서 권력 순위 1위인 수연이 만들어 놓은 매트릭스 안에서 성진과 미주는 결국 한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린다. 높은 수위 속에서 펼쳐지는 스릴 넘치고 충격적인 세 남녀 사이의 관계가 영화 흥행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밀실 애로 스릴러물’으로 입소문을 타며 흥행하고 있는 이 작품은 ‘야한 영화’가 아닌 수연, 성진, 미주 세 남녀 간 벗어날 수 없는 권력관계와 권력관계 속 욕망과 쾌락도 본능이 아닌 서열 1위가 결정한다는 ‘씁쓸한 메시지’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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