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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신인서 KPGA ‘대세’로 거듭난 장유빈[10 GOLF STORIES in 2024]

개인 타이틀 5관왕에 시즌 상금 10억 시대를 연 장유빈, 그의 진화는 계속된다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는 장유빈이라는 이름 석 자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아예 불가능하다. 그만큼 올 시즌 세운 업적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장유빈은 시즌 상금 11억 2904만 원을 벌어 들여 KPGA 투어 사상 최초로 상금 10억 원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한 제네시스 대상과 평균 타수 1위(덕춘상)도 차지하며 주요 타이틀을 독식했다. 여기에 장타왕과 다승 공동 1위(2승)까지 보태 5관왕을 달성한 그는 한국골프기자단이 선정한 기량발전상까지 거머쥐어 KPGA 투어 대상 시상식에서 최초로 여섯 번이나 무대에 오르는 벅찬 감격을 누렸다. 대상과 상금, 다승, 평균 타수 1위를 석권한 1997년 최경주, 1999년 강욱순, 2007년 김경태, 2009년 배상문 등 KPGA 투어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위업을 뛰어넘은 것이다. 비시상 부문인 톱10 피니시율, 평균 버디율, 파브레이크율까지 합하면 무려 9개 부문 1위다.

상을 독식하다시피 한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에서 장유빈은 “지난해 시상식 때 ‘나도 저 자리에 올라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대상 목표를 이뤄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제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세계적인 선수가 돼서 팬 분들께 인사드리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장유빈의 가장 큰 무기는 키 184㎝, 체중 80㎏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호쾌한 장타다. 올 시즌 평균 311야드에 이르는 장타를 바탕으로 다른 선수들과의 초격차를 만들어냈다.

장유빈은 장타에 더해 정확성도 겸비한 선수다. 그린 적중률 6위(75.43%)에 오를 정도의 정교한 아이언 샷과 그린을 놓쳤을 때 이를 회복하는 리커버리율 19위(60.19%), 벙커 세이브율 8위(72.52%)가 보여주듯 준수한 쇼트 게임 능력도 갖추고 있다.



장유빈은 프로 전향 전부터 ‘될성 부른 떡잎’으로 불렸다. 202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KPGA 투어 군산CC 오픈에서 우승을 거둔 데 이어 임성재, 김시우, 조우영과 팀을 이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올해 프로로 전향하고 나서도 장유빈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21개 대회에 출전한 그는 7월 군산CC 오픈과 10월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 거둔 2승을 포함해 절반이 넘는 열 한 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무서운 페이스를 보였다.

‘대세’ 장유빈에게도 부침은 있었다. 7월 첫 우승 전까지 매번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며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다. 특히 3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다 마지막 날 5타 차이를 따라잡히고 끝내 우승을 내줬던 6월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이 가장 뼈아픈 순간이었다. 당시 장유빈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1m짜리 파 퍼트를 놓치고 연장전에서 허인회에게 패한 뒤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올 시즌 장유빈이 대세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의 노력뿐 아니라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그를 자극 시켜준 ‘라이벌’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장유빈은 시즌 내내 상금과 대상 포인트 등 주요 부문에서 한 살 위인 김민규와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장유빈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2승(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코오롱 한국오픈)을 거둔 김민규는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장유빈을 긴장하게 만든 거의 유일한 경쟁자였다.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절친’ 조우영도 10월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 시즌 1승을 거두며 장유빈을 자극시킨 자극제 중 하나였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장유빈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제네시스 대상 특전으로 얻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 최종전 출전 티켓으로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게 된 것. 퀄리파잉 최종전은 12월 12일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TPC 소그래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유빈은 “한국인 선수 중에 마스터스 우승을 한 선수가 아직 없기 때문에 그 업적을 이뤄서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워주신 조부모님에게 효도하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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