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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 방한 전격 보류…印太 안보 논의에 '韓 패싱' 우려[비상계엄 후폭풍]

■美, 尹에 '부정적 기류' 팽배

오스틴 "시기 부적절” 韓 안찾아

北 도발 등 안보현안 논의 무산

美정부 계엄 사전통보 없어 불만

"탄핵 평화롭게 진행되길 기대"

뉴욕타임스 등 美주요언론들은

尹대통령 탄핵국면 앞다퉈 보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연합뉴스






당초 예정됐던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방한이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따른 탄핵 국면 속에서 전격 보류됐다. 계엄령발(發) 안보 후폭풍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내부에서 이번 계엄 선포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팽배한 가운데 미 국무부는 한국의 탄핵 절차 등과 관련한 질문에 “법에 따라 평화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7일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되는 레이건국방포럼 참석 이후 일본을 찾아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스틴 장관은 당초 한국 방문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에는 한국을 찾지 않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오스틴 장관이 가까운 시기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던 중이었으나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오스틴 장관의 카운터 파트너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사임 등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러북 군사 협력, 북한 도발 등과 관련해 한미 간의 밀도 있는 안보 논의가 이뤄져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미 국방장관의 방한이 전격 보류된 것은 한국 입장에서는 뼈아픈 일이다. 로이터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을 언급하며 “미 국방장관의 방한 추진은 이 지역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외교장관은 이날 계엄 사태 이후 첫 전화 통화를 갖고 동맹 문제를 논의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토니 블링컨 장관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계엄령 선포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으며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계엄령이 해제된 것을 환영했다”며 “블링컨 장관은 이 기간 한국의 민주적 회복력에 대한 확신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민주적 절차가 승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의 탄핵 국면과 관련해 “대한민국 시스템 내에서 여러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절차가 법에 따라 평화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우리가 한국과 맺고 있는 파트너십은 태평양 양쪽(한미) 특정 대통령이나 정부를 초월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발 물러서서 보면 우리는 3일 있었던 상황(계엄령 선포)에 대해 우려했다. 당시 전개를 둘러싼 결정과 관련해 답변이 이뤄져야 할 많은 질문이 있다”며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다시 한번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민주주의 수호’ 어젠다에 반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바이든 대통령이 창설한 민주주의 정상회의까지 직접 주재한 민주주의 모범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 동맹국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계엄 선포 과정에서 한미 간의 어떤 소통도 이뤄지지 않은 것 또한 그간의 한미 관계를 고려하면 미국 입장에서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다. 미 당국은 계엄령 발표 전 한국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공유받은 것이 없으며 미디어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주요 언론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 국면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대통령 탄핵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국회의원 중 3분의 2가 탄핵에 동의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의원 중 최소 8명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군사독재가 종식된 이래로 한국에서 탄핵 소송을 당한 대통령은 두 명뿐”이라고 전했다.

우리 외교부는 사태 진화에 부산한 모습이다. 전날 밤 늦게 외교부는 “정부는 계엄령 발표 직후부터 한미 간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측은 국무부 장관 성명 등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굳건한 한미 동맹을 지지하며 한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조 장관은 전날 오후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하고 비상계엄 발표 후 상황을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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