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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악 문 국회의장…자리 뜬 법무장관에 “국민 무시” 호통

‘김근태 넥타이’ 매고 본회의 진행

‘金특검’ 부결 발표 전 10초 침묵

與 향해 “돌아와 투표하라” 호소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부결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은….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198표, 부 102표로서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부결을 발표하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손은 강하게 떨렸다. 단 2표 부족으로 부결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 우 의장은 부결을 발표하기 전 10초 간 말을 잇지 못했다.

우 의장은 이날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자 민주화 운동의 한 획을 그은 김근태 전 의원의 유품인 연두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평소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매는 것이다. 4일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열 때도 같은 넥타이를 하고 왔다.

우 의장은 본회의 개의 전부터 소란스러운 장내부터 정리하며 차분히 회의 진행을 이어갔다. 우 의장은 개의 선언과 함께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서’를 읽어 내려갔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로 시작하는 국회의원 선서를 언급하며 여당 의원들에게 ‘양심 투표’를 호소한 것이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 재의 요구 취지를 설명한 뒤 투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본회의장을 떠나자 우 의장은 강하게 질타했다. 우 의장은 “국회에서 해당 안건을 처리할 때 국무위원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원칙이고 그건 국민을 대하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은 국무총리가 오늘 오셔야 되는데 국정 현안 때문에 양해를 구해서 대신 왔으면 그 책임을 다해야 하는데 이렇게 중간에 가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대표기관 국회를 무시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에 있었던 군홧발로 국회가 유린당하는 것에 정말 분노를 느꼈는데 국무위원들이 계속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며 “이건 교만한 것이고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다. 오늘 이렇게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국회가 적절하게 조치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여당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을 퇴장하자, 우 의장은 투표 종료 선언 대신 여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올 때까지 본회의를 열어둔 채 대기하는 방안을 택했다.

우 의장은 “대한민국은 국민이 지켜온 나라”라며 “투표를 하셔야 한다. 그게 애국자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다. 꼭 들어와서 투표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우 의장의 호소 이후 김예지·김상욱 의원이 본회의장에 돌아와 투표에 참여하면서 이날 오후 7시 현재 투표 참여 인원은 195명으로 늘어났다. 5일 오전 0시48분 본회의에 보고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자정 직후인 8일 0시48분까지 표결이 가능하다.

참석 의원의 수가 200석에 미치지 못하면 정족수 미달로 투표는 성립되지 못하고 탄핵안은 그대로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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