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는 시리아 반군의 수도 점령 소식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지시한 뒤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고 국외로 떠났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러시아는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해 알아사드 정권의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로이터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알 아사드의 현재 소재지는 밝히지 않은 채 “시리아 내 반군 세력과 알아사드 간의 협상 결과, 그(알아사드)는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지시한 후 국외로 떠났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그의 퇴진과 관련된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기지들이 고도의 경계태세에 돌입했지만, 아직은 심각한 위협이 없다고도 밝혔다. 또한, 러시아 정부가 모든 시리아 반군 세력과 접촉하고 있으며 당사자들에게 폭력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기 직전 다마스쿠스를 떠난 것으로 알려진 알 아사드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항공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그와 가족들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항공기 이동 경로가 갑자기 기록에서 사라졌다는 점에서 사망설이 제기되는 한편, 해외로 도피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시리아 소식통들은 대통령이 항공기에 탑승했다면 격추돼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해외 체류 가능성도 나온다. 시리아 한 야당 정치위원은 타스통신에 알 아사드 대통령이 여러 나라에 자신을 받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아프리카로 갔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반군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알 아사드가 자신의 정권을 오랜 시간 지원해 온 러시아나 이란으로 피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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