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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탄핵·촛불에도 北 침묵…"군사기밀 폭로전 관망"

노동신문 남측 계엄소식 안 실어

반정부집회 '北인민 자극' 우려도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장이 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조용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사회가 대혼란에 빠졌지만 월요일마다 남측 반정부 집회 소식을 전하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번 주 아무런 내용도 전하지 않았다. 북한이 날린 쓰레기(오물) 풍선의 원점 타격을 검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도 무반응이다. 전문가들은 “남측이 알아서 ‘1급 기밀’을 쏟아내는 만큼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9일 남측의 계엄이나 탄핵 관련 소식을 전혀 전하지 않았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9월 30일 전에는 화요일, 후에는 월요일마다 반정부 집회 소식을 게재했다. 2일에도 촛불행동이 주최한 윤 대통령 탄핵 집회를 보도했다. 노동신문뿐 아니라 조선중앙TV,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도 남한의 상황을 알리지 않고 있다.

북한은 민감한 사안의 경우 일부러 보도를 늦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도 아직 주민들이 보는 대내 매체에는 보도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측 상황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는 데는 다른 속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비상계엄이 시민들 힘으로 해제되는 사실 자체가 북한 인민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군사기밀이 마구잡이로 폭로되는 현 상황 역시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평양 무인기’ ‘오물 풍선 원점 타격 지시’ 등 1급 기밀이 흘러나오는데 개입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계엄 상황에서 국군의 무장 수준 역시 북한 입장에서는 중요 정보다.

박원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지금 보도되는 내용은 사실 여부와 별개로 기밀 중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이라며 “추후 북한이 이를 근거로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높은 데다 미국 역시 한국이 어느 정도로 정보를 제공하는지 판단할 근거로 삼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군사안보 전문가는 “지금 군도, 국정원도, 야당도 언급하지 말아야 할 내용을 자꾸 발설하고 있다”며 “‘훈련을 언제 어떻게 했다’ ‘무장을 어떻게 했다’ 같은 이야기는 공개적으로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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