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등학교가 계엄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세현 충암고 학부모회장은 9일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아이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로부터 '충암고에서 교육을 받으면 윤 대통령처럼 되지 않겠냐'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우려를 표했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충암고가 어떤 학교길래 이런 졸업생들이 나왔느냐'는 항의 전화를 이틀간 120~130통 받았다"며 "아이들은 교명을 계엄고로 바꾸라는 조롱을 받고, 선생님들은 어떻게 가르쳤길래 이런 사람들이 국가를 이렇게 만드냐는 성난 표현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학생 보호를 위해 6일 등교 복장을 자율화하고 등교길 순찰을 강화했다. 이 교장은 "충암고 교직원들 모두 성난 시민들과 다를 바 없는 마음"이라며 "학부모님들도 당연히 그러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 학생들조차도 졸업생들이 계엄을 벌인 것에 대해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안타까워한다"며 "성난 시민들처럼 저희도 똑같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장에 따르면 충암고 학생들은 현재 계엄과 관련한 성명서를 준비 중이다.
이 교장은 윤 대통령의 예비후보 시절 학교 방문과 관련해 "동문회 관계자가 윤 예비후보가 목요일에 방문한다며 통보에 가까운 전화를 했다"며 "선배가 후배를 격려하러 오는데 그게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약 150명의 인원이 학교에 방문했다"고 회상했다. 당초 학교가 제한을 둔 인원은 20명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검증 중인 숙명여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유영주 숙명여대 민주동문회장은 "검증 발표가 올해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며 "배가 난파하니 인제야 발표하는 것도 우습고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교육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오석환 차관도 불참했다. 교육부는 "의사일정에 대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부가 출석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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