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에서 한 50대 남성이 스스로 열차 건널목에 들어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들이 최근 체포됐다. 살인범죄의 윤곽이 1년 만에 잡힌 것이다.
1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FNN 등에 따르면 경시청은 지난 8일 일본 도쿄의 한 도장회사 사장 A(39)씨와 30대 직원 3명을 살인 및 감금 혐의로 체포했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3일 도쿄 이타바시구에 있는 한 열차 건널목에서 발생했다. 당시 B(56)씨는 스스로 건널목에 들어가 열차에 치어 사망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사건 당일 B씨가 A씨 등에게 감금됐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2월 2일 사건 발생 약 2시간 전인 오후 11시40분께 B씨 자택 근처에서 그를 폭행한 뒤 차에 태워 감금했다.
A씨 등은 B씨에게 강물에 뛰어들 것을 요구했으나 B씨는 이를 거부했고, 이들은 사건 현장인 열차 건널목으로 이동했다. 이들 휴대전화에는 당시 용의자 중 한 명이 “강은 싫지만 전철이라면 뛰어들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후 모습은 열차 건널목 인근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건널목 옆에 차를 태운 A씨 등은 건널목에 세워졌던 진입차단봉을 치웠고, 잠시후 건널목 부근에서 B씨로 추정되는 사람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곧 열차가 이곳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며 사고가 발생한다.
이 밖에도 A씨 등은 약 3년 전부터 B씨에게 폭행과 욕설, 가혹행위와 강제추행 등 집단 괴롭힘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B씨에게 프로레슬링 기술을 걸거나 화상을 입게 하고, 항문에 막대기를 밀어넣는 등 폭행을 가해왔으며, 이 같은 폭행 모습은 용의자들의 휴대전화에 영상과 사진 등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A씨의 회사에 입사한 피해자 B씨는 사건 전 급여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A씨 회사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족같은 회사’로 홍보해온 회사다.
일본 경찰은 물리적, 정신적으로 B씨를 완전히 지배해 죽을 의사가 없었던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며 동료 직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일본에서 경찰이 직접적인 살인 행위 없는 용의자에게 자살방조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경찰은 B씨가 스스로 선로에 걸어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던 것으로 보고 A씨 등을 9일 도쿄지검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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