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방문을 꺼리는 외국인들을 향해 “한국을 방문해도 안전하다”며 계획이 있다면 꼭 와달라고 호소했다.
유 장관은 13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관광객 입국자가 다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외교관들에게 서신을 보내고, 관광 단체들과도 소통하면서 이 상황을 안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수는 이번 계엄 사태와 관련한 집회 및 시위 우려로 내년 1분기 약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몇시간 만에 계엄령이 철회됐지만, 이로 인한 정치적 혼란은 한국이 코로나 19 이전 수준의 외국인 방문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던 시점에 관광 산업에 큰 부담이 됐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유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이 변함없이 안전한 나라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처음에는 모두가 매우 놀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 생활이 평소처럼 진행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한국에 여행을 오거나, 출장을 오거나,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 있다면, 예정대로 와도 문제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의 걱정은 날로 커지고 있다. 서울관광협회 박인철 회장은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호텔 예약 취소는 많지 않지만, 새로운 예약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지역 축제들도 이번 사태로 연말 축제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행사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연말이고 크리스마스도 있어서 분위기가 좀 들뜨는 게 좋겠지만, 현재 정치적 분위기로 얼어붙어서 지자체들이 조용히 넘어가거나 행사 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그러나 내 입장에서는 가능하다면 예정대로 진행하라고 말씀드리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런 분위기에서 전면적으로 축제를 개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경제도 약간 위축된 상황이라 지자체들이 행사나 축제를 취소하지 말고, 국민들의 마음에 위안을 줄 수 있도록 열라고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이런 상황이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내수가 약간 영향을 받고 있고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라며 “정말 중요한 것은 한국의 대외 신뢰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투자 유출이나 하락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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