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와 만났을 때 세계정세에 대해 이야기하며 대만 해협 안보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22일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아키에 여사와 만나 ‘세계평화에 있어 중국과 대만이 큰 문제’라고 발언했다”며 “차기 정권에서 대만 정세에 대한 대응을 중시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 아키에 여사를 초대해 자신의 아내인 멜라니아와 함께 만찬했다.
요미우리는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확인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이 대만해협에 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냐가 초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만찬 자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정전 협상에 대해서도 의욕을 보였다.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아키에 여사에게 이달 초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을 언급하며 ‘전쟁을 끝내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고도 전했다.
트럼프는 아키에 여사와 만난 이튿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을 매우 중시한다”며 취임 전 이시바 총리와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내년 1월 중순 이시바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와 첫 회담을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1월 초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그 후 일정으로 미국을 찾는 안이 유력하다. 아사히는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가 통상과 안보 정책을 둘러싸고 총리에게 어떠한 요구를 해올지 미지수인 부분이 있다”며 “이에 일본 정부는 트럼프 진영 관계자를 통해 그의 진의를 파악하면서 신중하게 회담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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