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인공지능(AI) 호재에 힘입어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13일(현지 시간) 미 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가 폭등하며 글로벌 시총 순위 9위에 올랐다.
이날 오전 11시 49분 브로드컴 주가는 전일 대비 18.88% 급등한 217.77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시가총액은 1조170억 달러로 치솟으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제치고 글로벌 시총 9위 자리에 올랐다. 장중에는 221달러까지 오르며 20%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이같은 주가 급등은 전날 발표된 실적과 AI 사업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브로드컴의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으나 주당순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특히 생성형 AI 인프라 수요 급증으로 AI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220%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브로드컴은 향후 전망도 밝게 제시했다. 회사는 "현재 주요 클라우드 기업 3곳과 AI 칩을 공동 개발 중"이라며 "향후 3년간 AI 시장에서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월가도 브로드컴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목표주가를 기존 195달러에서 250달러로 28% 상향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실적이 준수했고 경영진의 AI 비전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가 AI 반도체 업계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상징과도 같은 가죽재킷을 입으면 잘 어울릴 것이라는 익살스러운 평가도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실적이 시장의 낮은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브로드컴이 향후 2~3년간 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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