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436조 원)를 돌파했다. 올 4분기 매출·당기순이익이 동반 증가하는 호실적을 낸 결과다. 브로드컴은 통신용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날 브로드컴을 중심으로 반도체 지수가 급등한 가운데 뉴욕 증시 3대 주가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장중 주가가 24% 이상 급등하면서 법인 설립 이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기업을 기준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에 도달한 것은 브로드컴이 9번째다. 기업가치가 크게 오르자 브로드컴은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를 제치고 미국 시총 10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브로드컴은 올 4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12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4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51%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도 1.42달러로 시장예상치(1.38달러)를 상회했다. 인공지능(AI) 부문 연간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220% 증가한 122억 달러(약 17조 5216억 원)를 기록했다.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AI와 관련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내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브로드컴 주가는 올 들어 100% 이상 올랐고 지난 5년 동안의 상승폭은 590%에 달한다.
브로드컴 실적·주가가 초강세를 보이자 주요 반도체주도 상승 랠리에 동참했다. ‘대장주’ 엔비디아와 AMD는 2% 가량 하락했지만 TSMC가 4% 상승했다. Arm은 2%,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4% 이상 주가가 올랐다. 마블테크놀로지 주가는 10%를 웃도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주요 반도체주가 상승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 올랐다.
반도체주가 주로 상승한 반면 주요 주가지수는 이날 변동성을 보인 끝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장중 0.80%까지 오르다 -0.43%까지 내렸다. 미국 장을 이끄는 초거대 기술 기업 7곳을 이르는 말인 ‘매그니피센트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테슬라·엔비디아·메타)’ 중 테슬라가 4% 오르고 애플은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테슬라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가 규제 완화를 트럼프 당선인에게 권고했다는 소식을 시장이 호재로 인식했다.
전통 산업군 주식은 대체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전장보다 86.06포인트(0.20%) 내린 43,828.06에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연속 지수가 하락하면서 2020년 이후 최장 기간의 하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16포인트(0.00%) 내린 6,051.09로 마감했다. 제이 해트필드 인프라스트럭쳐캐피털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박스권에 갇혀 있다”며 “나스닥은 시장 수익률 상회, 소형주는 하회, 다우는 촉매제가 생길 때까지 하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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