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치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거래량이 반등하기 어려워 당분간 상승 모멘텀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9200여 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정부의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월부터 확연히 줄고 있다. 9~10월 두 달 연속 3000건대로 쪼그라들었고 11월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 정국까지 겹쳐 ‘조기 대통령 선거’ 여부와 시기가 결정되기 전까지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도 아파트 거래량은 단기간 뚝 떨어졌다. 2016년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 3467건이었으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12월에는 9654건, 이듬해 1월에는 4627건으로 내려앉아 석 달 만에 3분의 1 토막이 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치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거래량이 반등하기는 힘들고, 매매 가격도 보합이나 약세를 띨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분양 시장은 입지가 좋은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만 청약자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표 부동산 정책은 추진 동력 상실이 불가피하다.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및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는 모두 법 개정 사항인데 야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추진하기 쉽지 않다.
주택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지도 장담을 못 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는 집값 상승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올 8월 서울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8·8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야당이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향후 정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주택·교통정책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등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14일 비상간부회의를 개최하고 “주거 안정과 교통 서비스 혁신 등 민생과 직결된 정책들은 국민과의 약속대로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가야 한다”며 “주요 정책 발표와 회의는 계획된 일정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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